HRD컨설턴트가 된 이유.
수많은 HRD컨설턴트들이 컨설턴트가 된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내가 이쪽 분야로 비전을 가지고 선택 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다양한 교육을 접할 수 (받아볼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서 였다. 기업교육담당자로 느꼈던 교육의
범위에 대한 갈증과 깊이에 대한 갈증을 모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쁨으로 그때 당시 이런 직업을 얻었다는
자부심으로 몇 일을 보낸 기억이 있다.
HRD컨설턴트는 HRD분야의 전문적인 정보를 가지고, 교육의 기획부터 평가, 피드백까지의 전 과정을 고객사의
환경에 맞추어 서비스 할 수 있는 자로서 그가 가진 역량, 경험, 지식을 서비스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직업이다.
그러기 위해서 다양한 HRD이론, 정보, 경험, 컨텐츠를 알고 있어야 하고, 고객사에 수많은 선택지중에서 효과적인
한가지를 선택해주는 역할을 하는 직업이다.
물론 입사 처음부터 바라는 역량을 가질 수는 없었겠지만,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 분야별 강사를 만나서
그 강의에 대해 대화하고, 교육담당자와 기업의 미래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교육에 있어서의 전문가라는 모습을
기대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HRD컨설턴트의 이상적 이미지와 현실과의 괴리
이상은 현실과는 다르다는 것을 먼저 말해둔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이상향은 업무를 하면서 얻을 수 없다는 것을 일을 하고 나서 3개월 밖에 안되었는데
느껴지기 시작했다. 이런 일은 HRD컨설턴트나 HRD기업교육담당자 모두에게 해당되리라. 간단한 사례를
들자면, 최소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시간은 교육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라는 나의 기대감을 현실에
대입시켜 보겠다.
교육을 시작하면 맨 뒤에 교육운영자를 위한 테이블을 세팅하고 교육담당자와 참관자, HRD담당자도 그 자리에
위치한다 고 생각하겠지만, HRD컨설턴트는 그 자리에 앉을 수도 없고, 강사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들을 수도 없다.
교육운영을 위한 수많은 사이드 잡을 비롯하여, 소소하게는 간식세팅부터 교육담당자의 업무를 지원해주고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일을 하다보면, 어느새 4시간의 강사의 강의는 끝나있다. 4시간이 아니라, 3박4일,
7박8일의 교육과정을 진행하더라도 마찬가지로 강사의 강의에는 집중을 할 수 없는 입장이 되기 때문이다.
5년이 넘게 HRD컨설턴트 직무를 수행하면서 좋아하는 주제의 강의, 듣고 싶었던 강사의 강의는 집중해서 들을수는
없었다. 물론 경험이 쌓이면 흘려듣는 기술이 생기기 때문에 교육활동을 통해 얻을수 있는 진정한 효과보다는 이런
교육이었구나, 이런식으로 진행을 하는구나 등의 간헐적인 지식의 습득정도가 대부분 이었다.
HRD컨설턴트에겐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 자체가 업무이기 때문에 교육의 내용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교육운영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교육이 끝나고 무슨 교육을 어떻게 받았는지는 제대로 기억하기가 어렵다.
생각과 다른 HRD컨설턴트의 필수역량
교육출장을 나가서 배울 수 있는 비싼 교육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을 해봤지만, 사무실내부에서 행해져야 할 직무교육(OJT)는 더욱 효과를 내기 힘들다. HRD컨설턴트들에게 필요한 역량을 위에서 말하기는 했지만, 현실과는 크게
다르다고 말하고 싶다.
HRD컨설턴트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세일즈 역량이다. 세일즈 역량을 바탕으로 하여 배우는 각종 업무 지식들은 교육프로그램에 대한 간략한
요약이나, 기존에 진행했던 교육프로그램 제안서, 기획서의 정독이다. 그들에게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 HRD의 정의가
무엇인지, 현재 진행하는 교육프로그램의 이론적 배경이 무엇인지는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교육자로서 가져야 할 소양을 배우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 것이다. 세일즈맨으로서 갖추어야 할 역량을 개발을 하고,
이를 통한 고객사 관리, 간단한 제안서 작업 (제안서 안의 중요한 내용은 강사들에게 받을 수 있다.) 연수원, 분야별
강사들의 일정 확인, 자료관리가 HRD컨설턴트가 1년차 부터 그 일을 안 할 때까지 보통 하는 일이다.
언젠가 맥킨지컨설턴트들의 이야기를 신문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그들도 자기개발을 위한 교육,학습을 회사 내에서
시간을 할애해주는 일은 배부른 이야기라는 것을 보고 크게 공감한 적이 있는데 HRD컨설턴트들의 국내에서의 위상은
더 낮다고 보고 있다.
책 읽을 시간 보다는 고객을 한명 더 만나는게 현실적으로 HRD컨설턴트가 살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HRD컨설턴트로서의 역량강화는 언제 이루어 질까?
아이러니한 현실이 지금의 HRD환경을 만들고 있다.
보통의 HRD컨설턴트의 역량개발은 기업내에서 이루어 지지는 않고 있다. 대부분이 기업내에서의 시간 할애 보다는
자신이 개인의 시간을 따로 내어 자기학습을 통해 또는 사회적 학습을 통해 또는 벤치마킹을 통해 얻어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심지어 해당분야의 대학원에 진학해서 영업시간에 지장을 주는 행동 또한 눈치가 뵈는 일이다.
현재 국내의 HRD컨설팅 기업은 대부분이 마케팅 조직이다.
물론 성향이 다른 기업도 있지만, 대부분 HRD교육담당자들이 만나는 HRD컨설턴트란 사람들은 마케팅 조직의
구성원일 경우가 많다. 마케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때문에 고객사(기업)에게 교육을 소개하고 있는
HRD컨설턴트 자신이 자신들의 교육프로그램을 풀코스로 학습해보지 못한경우를 만드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만든다. 일반적인 교육과정의 요약내용, 장단점등은 문서상으로 적혀 있는 내용이지 자신이 직접 교육을 받고
얻어보았던 내용을 HRD기업교육담당자에게 전달하는것은 한계가 있다.
이런 현실의 반복은 비전을 가지고 있던 HRD컨설턴트를 그저 스마트폰 판매점의 직원으로 전락시키는 짓이라고
생각한다. 매뉴얼대로 교육을 소개하고, 그 교육을 고객사에서 수주하면, HRD컨설턴트는 다른 고객사를 찾아가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런식으로 몇년의 경력을 보낸 선임컨설턴트들이 후임 컨설턴트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OJT는 무엇이 있을까?
내가 오버 했을수도 있다. 그저 불만만 표현한다고 말하실수도 있다.
다만, HRD교육프로그램을 팔아서 수익을 창출하는 업태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이 HRD컨설턴트에게 성과급을
어떻게 지급하는지를 확인해보기 바란다. 자기학습을 많이하고 마케팅 직무를 수행하는 사람과 그저
HRD담당자들만을 만나고 다니는 사람중 어떤 사람이 성과급을 많이 받는지 확인해보라.
최소한 HRD교육을 리딩하고 있는 HRD컨설팅기업은 HRD컨설턴트를 평가하는 가치요소부터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놈이 작년에 교육을 얼마나 팔았지? 가 아닌 다른 척도를 연구하고 적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후임으로 비전을 가지고 입사한 HRD컨설턴트는 교육자가 아닌 영업사원이 될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업사원이라면 HRD보다는 자동차, 보험, 금융 등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HRD100에서 이렇게 투덜거리는 가장 큰 이유는
이런 아이러니한 환경이 국내 HRD환경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HRD컨설팅 기업이 교육을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업교육을 하는 모든 HRD기업교육담당자는 알고 있다.
그들은 교육을 준비하는 것이 아닌 교육을 사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교육은 기업에서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인적자원개발은 기업의 100년을 내다보는 것이라고 HRD를 시작하는 사람들은 어딘가에서 한번 들어봤을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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